2010년 11월 2일 화요일

자전거와 일상 1 : 출퇴근 자전거 수리기

우리집에는 총 6대의 자전거가 있다.
나의 메인 자전거, 출퇴근용 자전거, 집사람꺼, 아들꺼, 딸꺼, 그리고 막둥이용 3발자전거까지...

이중에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것은 출퇴근용 자전거이다.
사실 이 자전거는 내가 자주 거래하는 자전거 가게에 누군가 버리고 간 사고차량을 수리한 것이다.

처음 이 자전거를 인수했을 때 패달, 뒷바퀴, 뒷 변속기는 휘어져 있었고 안장과 싯포스트는 아에 없었으며, 헤드셋은 헐렁해서 핸들이 건들거렸고, 포크는 말이 스프링 포크지 돌덩어리나 다름이 없었다. 멀쩡한 곳은 브레이크와 프레임뿐이었다.

하지만 출퇴근시 아무데나 묶어놓고 다녀도 누가 훔쳐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 외근갈 때도 타고 갈수 있고, 우리 꼬맹이들 하고 마실나갈 때에도 부담없이 탈 수 있는 자전거가 필요하던차에 비록 굴러가진 않지만 잘만하면 원했던 자전거가 생길 수 있다는 희망에 냉큼 업어왔다.

우선 쉽게 할수 있는 것부터 했다. 집에 남아도는 허름한 안장과 싯포스트를 준비하고 꽂아보았다. 앗! 내 싯포스트는 27.2mm인데 이 프레임은 27mm이다. 0.2mm차이로 너무나도 뻑뻑하게 조금만 들어간다. 그래도 다행히 내 안장높이까지는 내려갔다.

다음으로 뒷변속기를 고쳐보려 했으나 너무 많이 휘어서 고칠 수는 없을 것 같아 동네 근처의 일반 자전거 가게에 가서 중고 변속기를 하나 5,000원 주고 사서 설치해 보았다. 변속기는 잘 설치가 되는데 좀 헐거운거 같아 와셔하나를 끼워본다. 자리가 잡혔다.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울 것 같은 림 정렬이다.
스포크랜치가 있으면 좋으련만 없어서 이곳 저곳 알아보다 결국 안양천 자전거도로 옆의 노점에서 5,000원 주고 샀다. 림돌이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건 너무 비싸서 사기가 좀 그렇고 해서 브레이크 패드를 게이지 삼아 림정렬에 들어갔다. 스포크를 풀었다 조였다하기를 수시간.... 어느정도 균형이 잡혔다. 물론 장력 같은건 조절 안했다. 그냥 좌우 균형만 잡았다.

그래도 이정도 하니 굴러는 가는구나... 시운전을 해보니 그럭저럭 출퇴근은 가능하겠다.

이 정도 까지 오는데 약 일주일이 걸렸다. 멀쩡한걸 조립하는 것이었다면 훨 쉬웠을 텐데 부서진거 고치려니 훨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런데 좀 타고 다니다 보니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포크는 점점 딱딱해지고... 차라리 충격흡수가 안되는 리지드 포크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아무리 묻지마 샥이라고 하더라도 기대한 만큼 충격흡수를 못하니 요철에서 가끔 위험한 상황이 생긴다.

그래서 중고장터에 잠복하여 프레임색상과 딱 들어맞으면서 싸고 쓸만한 놈을 배춧입 2장반에 입양하여 설치해 보니... 오호라 이제 좀 탈만하겠다.

이후로도 브레이크 셋팅도 좀 하고, 뒷 타이어가 너무 닳아서 갈아주고, 핸들바도 집에서 굴러다니던 걸로 바꾸고, 핸들바 때문에 스템도 오버사이즈로 중고장터에서 구입해서 바꾸고 해서 지금의 자전거가 되었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을 모두 합하면 소모품인 타이어 제외하고 4만5천원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 인수한 이후로 약 1년 반을 유용하게 잘 타고 있다.

여러분 중에도 혹시 주변에 굴러다니는 자전거가 있다면 한번 직접 수리해 보시길 바란다. 자전거의 구조나 원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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