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3일 목요일

부품 사용기 : 스페셜라이즈드 카본 핸들바 680mm

2010년 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XC 완성차에 기본으로 달려나오는 핸들바의 길이는 일반적으로 580 ~ 620mm 정도가 대부분이었으며, 많은 사용자들이 필요에 따라 짧게는 540mm 까지 컷팅을 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11년 Scott 이나 Specialized와 같은 브랜드의 XC 카테고리 신차 핸들바의 경우 650 ~ 680mm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출시되고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처음 Scott Scale 완차에 달려있던 알루미늄 600mm 핸들바에서 560mm 리치 카본 핸들바, 580mm 알루미늄 핸들바를 거쳐 현재 680mm 스페셜라이즈드 카본 680mm 핸들바를 장착한 상태이다.

600mm에서 560mm로 교체할 때에는 좁은 핸들바가 싱글에서 나무에 걸리지 않고 로드 라이딩 시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을 수 있다는 주변의 권유에 바꾸었다.

그러나...

본인의 체형은 180cm, 77kg, 약간 넓은 어깨, 비교적 큰손에 원핑거 브레이킹을 사용함으로 인하여 다양한 문제를 접하게 된다.

우선 첫번째, 큰손과 원핑거 브레이킹...

580mm핸들바 - 브레이크의 배치등이 답답해 보인다.

브레이크를 장착할 수 있는 가장 안쪽까지 집어넣어 거치를 하여도 그립과 브레이크와의 간격이 약 1cm정도 밖에 되지 않아 원핑거 브레이킹을 하다보면 핸들바의 끝부분이 손바닥 중간에 위치하게 되어 거친 지형 또는 장시간 라이딩 시 손바닥에 통증이 발생하였다.

두번째, 거친 지형에서의 불안감

필자는 로드를 거의 타지 않고 대부분 싱글 트랙을 타는데 핸들이 좁아지니 좌우로의 체중이동이 불리해져 빠르거나 좁은 코너링에서 핸들링이 불안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작은 요철에도 핸들이 휙휙 돌아가서 손에 보다 많은 힘이 들어가다 보니 팔 전체에 긴장이 유지되는 문제가 있었다.

1년여의 사용기간동안 이 두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체형의 특성상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특히 필자의 메인 자전거인 올마운틴 바이크의 경우 745mm핸들바를 가지고 있어 자전거를 바꿔타면 마침 남의 자전거를 탄듯한 느낌이 들어 650 ~ 680mm의 일자 핸들바로 바꾸기로 결심하고 물건을 구하려 하였으나 국내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단품 일자 핸들바는 580 ~ 600mm 정도로 필자가 원하는 길이보다 짧았다. 물론 700mm 이상의 길이를 가지는 다운힐 또는 올마운틴용 700알루미늄 일자바가 수입되고 있으나 무게도 무게지만 백스윕각도가 너무 크고 일부의 경우에는 업스윕도 있어서 원하는 길이로 절단시 길이에 오버되는 각도를 가지게 되어 손목 또는 손바닥에 무리가 오게 되므로 교체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우선 쉽게 구할 수 있는 완차 분리 580mm 알루미늄 일자바를 우선 장착하고 좋은 물건이 나올때 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참고로 필자는 핸들바의 컷팅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XC용 짧은 일자바의 경우 양쪽 10mm정도씩 하여 총20mm절단하는것 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으나, 총 40mm이상을 잘라내는 경우에는 핸들바가 가지는 스윕각도와 손목의 각도가 어긋나게 되어 손목에 무리가 올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원하는 길이의 핸들바를 구입하여 장착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6개월여를 기다리다 최근 동호회의 회원님께서 680mm길이의 일자 핸들바를 가진 2012년형 스패셜 완성차를 구매하셨는데 적응이 안된다며 컷팅을 하신다기에 얼른 업어와서 장착하고 셋팅을 위하여 자전거를 롤러에 거치하고 앉아보았다.

핸들바가 무려 100mm나 길어지다보니 포지션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파지하는 넓이가 넓어지다 보니 상체가 앞으로 더 숙여지고 체중이 앞으로 몰리는 것이 느껴졌으나 좌우 안정감 또한 높아졌다.

기존의 핸들바는 백스윕 6도의 제품이었으나 680mm 핸들바의 경우 백스윕이 더 컸다.
정확히 측정하긴 쉽지 않지만 눈짐작으로만 보아도 각도의 차이가 확연히 보였다.

눈으로 보아도 백스윕의 각도차가 보인다.


680mm

휘어진 각도가 커진만큼 스템에 거치된 각도에 따라 손바닥의 각도와 핸들바의 각도가 일치하게 하는데 보다 섬세한 셋팅이 필요하였다. 이에 대한 셋팅방법은 더 좋은 기회에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그리고 기대했던것과 같이 브레이크 설치에도 여유가 생겼다.

원핑거 셋팅에 확실히 여유가 있어보인다.
그렇게 셋팅을 마치고 평소에 자주 다니는, 그리고 적당한 싱글 업힐과 다운힐, 그리고 계단등의 인공지형을 가진 산악 싱글 코스 지형에서 테스트 라이딩을 진행하였다.

핸들바 교체후 확연히 들어나는 차이점은 첫번째 안정감이다.
기존에 560 ~ 580mm 핸들바로 주행시 자전거가 전체적으로 낭창거리는 느낌이었다면 교체후 좌우 중심이동에 여유가 생긴만큼 좁고 빠른 코너에서도 확실히 증가된 안정감이 느껴졌다.

여기서 잠깐...

중심이동에 여유가 생겼다는것이 무슨 뜻일까?

이해를 돕기 위하여 기다란 봉의 가운데를 들고 하는 서양 서커스의 외줄타기를 생각해보자. 외줄을 타면서 무겁고 긴봉을 들고 하는 이유는 긴봉으로 인하여 흐트러지기 쉬운 몸의 중심을 유지하게되며 이와 같은 원리로 패달링이나 빠른주행으로 인하여 흐트러지기 쉬운 무게중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핸들바가 넓어지면 스텐딩 또한 보다 수월해 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상체가 숙여지면서 낮아진 무게중심으로 인하여 다운힐 시 안정감 역시 높아졌다.

소재의 변화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기존 알루미늄 핸들바와 달리 카본의 탄성으로 인하여 샥이 거의 버텀을 치는 상황이 되었을 때에도 손에 전달되는 충격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는 핸들바의 길이가 늘어난 탓도 일부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었다.
우선 핸들바가 길다보니 좁은 나무사이를 통과하는데에는 부담감이 증가하였다.
특히 손가락 부분이 걸릴까봐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리고, 상체가 숙여지다 보니 무게중심의 이동이 많은 싱글 트랙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었으나 자세가 고정되는 로드이동에서는 손목에 무게가 좀더 실리게 되어 장시간 라이딩 시에는 통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핸들바 교체이후 보다 만족스러운 라이딩이 가능했다.
특히 향상된 안정감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만일 안정된 싱글라이딩을 원한다면 샥의 트러블을 늘리는 것도, 29인치로 가는 것도, XC 풀샥으로 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핸들바를 바꾸는 것 만으로도 저렴한 비용으로 충분히 향상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언급한 짧은 핸들바와 긴 핸들바 각각의 장단점을 정리하고 마무리 하겠다.

짧은 핸들바

 1. 장점
  • 전체적인 자전거 무게 감량에 도움이 된다(양끝단 10~20mm를 절단하면 10여 그램의 감량효과가 있다.)
  • 나무가 많은 좁은 싱글트랙에서 핸들이 걸리지 않고 민첩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 긴 핸들바에 비하여 캐리어등에 거치가 용이해 진다.
 2. 단점
  • 손이 크고 한 손가락으로 브레이킹을 하는 사용자의 경우 브레이크 거치공간이 좁아 적절한 홀드 포지션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 스마트폰, GPS, 대구경 라이트 등이 설치시 좁은 공간으로 인한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
  • 요철이 많은 노면의 경우 휠이 받은 충격으로 인해 핸들의 방향을 유지하는데 보다 많은 힘이 필요하다.
  • 체중을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진다.

긴 핸들바

 1. 장점
  • 체중을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져 보다 날카로운 회전이 가능하다.
  • 팔이 넓게 벌어고 상체가 보다 앞으로 숙여지므로 공격적인 라이딩 포지션이 가능하다.
  • 요철이 많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핸들링이 가능하다.
  • 핸들바에 거치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
 2. 단점
  • 전체적인 무게가 증가한다.
  • 나무가 많은 싱글트랙에서 핸들바가 걸려 주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
  • 상체가 숙여진 포지션으로 변하므로 장시간 도로주행시 손목에 무리가 올 수 있다.
  • 집안에 거치시 걸리적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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