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6일 일요일

시승기 : 2012년식 스페셜라이즈드 에픽(Specialized Epic) S-WORKS 카본 29er

MTB 자전거라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앞뒤로 26인치 휠을 가진 자전거를 생각한다. 하지만 2012년에 들어서면서 일부 완성차 메이커를 중심으로 29인치 휠을 가진 MTB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시작되는 분위기이다.

29인치 MTB가 그간 시장에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샥, 휠셋, 타이어, 튜브등의 부품이 26인치의 그것들과는 완전히 틀려서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부품의 수급 및 AS등의 염려로 인하여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었다.

실제로 29인치 MTB의 역사는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당시는 MTB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시기였으며, 많은 시도가 있었다. 특히 MTB의 선구자인 게리피셔(Gary Fisher)와 찰리 캘리(Charlie Kelly) 그리고 지오프 앱스(Geoff Apps)는 700c 규격의 휠과 핀란드의 노키안 스노우타이어를 이용하여 29인치 MTB를 최초로 제작했었다.

700c는 주로 로드 또는 사이클로 크로스용 휠셋에 쓰이는 용어인데 외경 700mm 의 클린처(clincher) 타입 휠셋이라는 의미이며 ISO 622mm 휠과 동일한 의미이다.

참고로 622mm는 24.5inch이며 29인치라 하는 이유는 타이어까지 장착했을 때 휠의 외경이 약 29인치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흔히 26인치 휠이라 부르는 것도 실제로 림의 외경은 559mm이며 인치로는 22inch이지만 타이어를 끼운 사이즈가 약 26인치이기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현재는 해외 XC대회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29인치 자전거를 타고 참가하고 있는 실정이니 분명 뭔가 있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번에 시승해본 2012년 스페셜라이즈드 에픽 S-WORKS 29er 경우 26인치 제품과 동일한 부품사양을 가지고 있으나 휠과 관련된 부품류 (샥포크, 휠셋, 타이어, 튜브)및 프레임이 29인치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승에 사용된 2012년식 스페셜라이즈드 에픽 에스워크 29er
눞혀놓고 찍었더니 영 모양이 안나온다...

무게는 풀샥에 29인치 휠이 달려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10.2kg 밖에 나가지 않는다. 참고로 현재도 완차사양 거의 그대로 타고 있는 필자의 08년식 스케일 30은 11kg... 풀샥이 하드테일보다 1kg이나 가볍다.

그리고 허브의 든든함이 돋보였다. 앞바퀴는 QR방식이고 뒷 휠은 145mm 허브에 12mm 액슬방식이다. 물론 S-WORKS의 이름에 걸맞게 볼트체결 방식은 당연히 아니고 QR과 같이 쉽게 탈착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게다가 카본림의 Roval 휠셋은 특이하게 스포크의 3/4은 검정색의 둥근 스포크이고 1/4은 붉은색의 에어로 스포크이다. 그렇게 셋팅된 정확한 이유는 알수 없으나 요즘말로 '간디작살'이다.

포크에는 29인치라고 써있고 로발 휠셋
1/4은 붉은색 에어로 스포크, 3/4는 검정색의
둥근 스포크조합에 카본 림.
구동계는 모두 XTR이고 앞 체인링은 2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샥포크는 락샥 시드 브레인, 뒷샥은 카시마 코팅된 폭스 브레인샥으로 구성되어있다.

29인치 브레인 샥포크 - 략샥에서 제조
폭스 카시마 코팅 브레인 샥

그런데 휠의 사이즈가 틀려졌으니 당연히 바퀴주변의 부품이 변하는것은 이해가 가는데 프레임도 변했다...

휠이 3인치가 커졌다는 것은 약7.5cm가 커졌다는 것이며 바퀴 중심을 기준으로 약 3.75cm가 더 커졌다는 뜻이다.

만일 26인치 프레임에 29인치 휠이 들어간다고 가정하였을 때 - 실제로 싯스테이 및 체인스테이에 걸려서 들어가지 않는다 - BB 및 핸들바의 높이가 3.75cm가 높아진다는 의미이며 이로 인해 무게중심이 높아지면 주행시 불안정해지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휠의 중심을 기준으로 26인치와 비교하여 더 긴 체인스테이를 가지면서 BB고(高)는 낮고 헤드튜브가 짧아야 하므로 전체적인 지오메트리가 변한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

이렇게 쓰고보니 변하지 않은것은 구동계, 브레이크, 핸들바, 안장정도이니 절반정도 변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

그렇다면 실제 29인치를 타고 주행했을 때의 느낌은 어떠한가?

테스트의 객관성을 위하여 평소에 자주다니는 적절한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계단등이 포함된 싱글트랙에서 주행하여 보았다.

우선 업힐...

평소에 26인치 하드테일과 올마로 자주 다니는 코스이지만 느낌이 완전히 틀리다.
바퀴에 걸리는 자잘한 요철의 느낌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 업힐은 느린속도로 주행하기 때문에 높이 약 5cm정도의 나무뿌리나 자갈도 26인치로 치고 나갈때는 앞바퀴에 턱턱 걸리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29인치는 그러한 느낌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덕분에 부드럽게 넘어갈수 있었다.

사실 시승 전에는 휠의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업힐시 힘에서 손실이 생길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턱을 만나도 부드럽게 치고 올라가니 속도 손실이 적어 오히려 전체적으로는 힘에서 이득을 보는 느낌이다.

무게중심도 잘 잡힌다. 휠의 중심에 비하여 BB의 높이가 낮아지다보니 실제보다 무게중심이 낮아지는 효과가 생겼다. 덕분에 업힐을 위한 과격한 페달링에서도 좌우로 중심의 흐트러짐없이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다운힐...

업힐에서 느꼈던 부드러움이 다운힐에서도 이어졌다. 단지 7cm커진 바퀴로 인해 이렇게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도대체 이렇게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약간은 과장된 아래의 그림들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갈것이다.

우선 그림의 의미를 설명하자면...

고정된 붉은 선 : 노면의 요철
움직이는 붉은 원 : 휠의 외경
고정된 푸른 선 : 휠의 중심이 지나간 궤적

26인치일 경우와 29인치일 경우 모두 동일한 폭과 크기를 가진 요철위를 지나게 된다.
26인치 휠이 요철을 지날때의 모습
26인치 휠이 요철을 지날때에는 우측의 좁은 요철을 지날 때에도 좌측의 넓은 요철을 지날 때에도 바퀴의 반지름만큼만 빠진 상태로 모든 낙차를 경험하게 된다.
29인치 휠이 요철을 지날때의 모습
그러나 29인치 휠이 요철을 지날 때에는 우측의 좁은 요철을 지날 때는 낙차의 일부만 거쳐가고 넓은 요철에서만 모든 낙차를 경험할 뿐만 아니라 궤적자체가 부드럽게 그려진다.

위의 그림만 보아도 29인치의 특성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접지력...

바퀴 큰것이랑 접지력이랑 무슨상관이람?... 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그림도 한번 봐 주시길
휠 사이즈에 따른 접지 면적

29인치 바퀴와 26인치 바퀴를 과장하여 그리고 하단의 검은 선이 타이어의 단면(라이딩시 압력에 의해 눌려 지면과 접하는 면)이라고 가정할 경우 파란색의 면적이 붉은색의 면적보다 미세하게 큰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퀴사이즈가 약 10% 큰 만큼 접지면적 또한 약 10%정도 넓어진 것이다.

이로 인하여 향상된 접지력은 업힐시 뒤에서 밀어주는 보다 많은 힘의 전달... 그리고 다운힐 시에는 보다 높은 브레이킹 능력과 연결된다.

샥...

스페셜라이즈드 에픽 기종은 전통적으로 FSR 링크에 앞, 뒤 모두 브레인샥을 사용한다.
브레인샥의 특징은 위에서 누르는 힘에는 작동을 안하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힘에는 반응을 하는 샥이다. 확실히 업힐시에는 페달링으로 인한 바빙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다운힐 시에는 뭔가 한박자 늦는듯한 느낌이 계속되었다.

충격을 받으면 샥이 바로 반응하여 충격을 흡수해야 하는데 요철에 부딪히는 순간에는 전혀 충격흡수가 안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가도 충격이 감소하는 이상 야릇한 느낌...

일반 에어샥과 달리 브레인 샥은 충격을 흡수할 때 한번 탁 걸리는 느낌이 난다.
코너링...

접지가 좋은 만큼 코너링도 안정적이다. 단, 바퀴가 큰 만큼 날카로운 코너링에서는 생각했던것 보다 더 핸들을 돌려주거나 자전거를 눕혀주어야 했다. 적응하기에 따라서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컨트롤에 능숙하여 빠른 속도로 날카로운 코너를 빠져나가는 등의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약간은 아쉬울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29인치 자전거는 분명히 메리트가 있다. 특히 XC 대회라이딩, 임도라이딩, 비교적 노면이 거칠지만 회전 반경이 작지 않은 싱글라이딩까지는 충분히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단, 샥의 약간은 느린 반응이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도로나 임도만 탄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스페셜라이즈드 에픽 S WORKS 카본 29인치를 가지고 도로와 임도만 탄다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장단점을 정리하면서 마무리 하겠다.

장점

  1. 향상된 접지력
  2. 우수한 요철 돌파 능력
  3. 전반적으로 적어진 힘 손실
단점
  1. 약간은 느린 브레인샥의 반응
  2. 무뎌진 코너링
  3. 아직은 원활하지 않은 부품의 수급

2012년 2월 25일 토요일

부품 사용기 : 락샥 리버브(ROCK SHOX Reverb) 싯포스트

이번 포스트에서는 필자가 약 1년 정도 직접 사용하여 본 현존하는 유일한 유압식 가변 싯포스트인 락샥 리버브 제품을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기본적인 사양을 살펴보면

사이즈(외경) : 30.9mm, 31,9mm
제  품  길  이 : 380mm
옵            셋 : 0mm
작  동  범  위 : 125mm
작  동  방  식 : 유압
무            게 : 약 500g
리모트 장착위치 : 핸들바 좌측 또는 우측

박스에 담긴 모습
제품의 박스를 개봉해 보면 일반의 싯포스트와는 달리 다양한 부품이 들어있다.

첫번째로 눈에 띄는 것이 주사기이다.
락샥 리버브는 유압방식으로 작동하므로 정상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유압브레이크와 마찬가지로 블리딩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첨에는 블리딩이 된 상태로 출하가 되지만 설치를 하는 과정에서 링크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서, 가변시 케이블이 꺾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프레임의 사이즈에 따라서 등 다양한 이유로 케이블을 컷팅해야 하므로 블리딩 킷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참고로 리버브에 사용되는 오일은 같은 스람(SRAM)그룹의 아비드 또는 일렉서 브레이크의 오일과 색상부터 다르다.

박스 구성품
아비드 또는 일렉서의 오일은 약간 누런색의 도트오일인데 반해 리버브의 오일은 사진에서 보듯 핑크색의 오일이다. 오히려 시마노 브레이크의 미네랄 오일과 색상이 비슷하다. 그러나 오일통에는 성분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적혀있지 않아 어떤 오일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단지 락샥 내부와 리모트에 사용하라는 말만 적혀있을 뿐...

기타 사진의 맨 우측에는 다양한 언어가 포함된 설명서(한글은 없다)와 설치할 때 사용할 타이밴드, 매치메이커에 쓰는 홀더, 그리고 가변 최대 범위를 조절할 때 사용하는 스톱퍼등이 포함되어있다.

제품이 장착된 모습
제품이 장착된 모습은 위의 사진과 같이 일반 싯포스트와 같은 위치에 같은 방법으로 장착하지만 가변기능을 위하여 몇가지 다른점이 보인다.

첫번째는 가변기능을 작동시키기 위한 레버와 싯포스트 본체를 연결하는 유압케이블이고 둘째는 본체보다 약간 얇은 가변부 파이프이다.

위의 사양에서 확인할 수 있듯 30.9mm이하의 싯포스트를 사용해야하는 프레임의 경우에는 이 제품의 사용이 불가하다.

일반적으로 가변 싯포스트는 프레임에 고정되는 고정부와 레버작동에 의하여 움직이게 되는 가변부가 있는데 고정부보다는 가변부의 파이프 두께가 얇은 것이 일반적이며 이러한 이유로 30.9mm이하의 사이즈는 타사의 경우에도 생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가변싯포스트의 작동원리는 어찌보변 샥포크의 원리와 비슷하다.
제품 하단에 에어를 넣는 밸브 또는 스프링이 있으며 내부에는 오일로 차있다.

가변부가 내려갈 때에는 라이더의 체중등에 의한 힘으로 가변부가 내려가면서 내부의 오일이 가변부 내부로 이동하게 된다.

가변부가 올라갈 때에는 싯포스트 내부의 압축공기 또는 스프링의 힘으로 가변부내에 있던 오일을 밀어내며 가변부가 올라가게 된다.

여기까지는 샥포크의 작동원리와 비슷하다.

단 가변 싯포스트는 오일이 이동할 수 있도록 밸브를 여닫는 별도의 동작이 필요한데 밸브를 여닫는 방식이 유압식이냐 케이블을 이용한 기계식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이외에는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부 제품의 경우 최대 및 최소 범위에서만 가변부가 고정되는데 반하여 지금 소개하는 락샥 리버브 제품의 경우에는 가변부 중간 어디에서나 고정이 된다. 따라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위치에 안장을 위치시켜 보다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가변부가 최대로 올라가 있을 때
가변범위의 중간에 멈추었을 때
가변부가 가장 아래까지 내려왔을 때
안장의 높이를 조절하기 위하여 핸들바에 장착하는 높낮이 조절 레버의 모양은 락샥의 푸시락 레버와 동일하게 생겼다. 하지만 푸시락 레버는 누르면 누른상태가 유지되지만 리버브의 레버는 누르면 바로 다시 튀어나온다.

그리고 레버하단의 은색 다이얼을 이용하여 싯포스트가 올라오는 속도 및 싯포스트를 눌러 움직이게 하는 힘을 조절 할 수있다.

특히 가변 싯포스트 중 유일한 유압레버를 사용하므로 레버를 누르는 깊이를 이용하여 싯포스트가 오르내리는 속도조절도 가능하고, 케이블 방식보다 적은 힘으로 부드러운 작동이 가능하다.

2011년 까지는 오른손 용만 국내에 수입되었으나 2012년 부터는 왼손용도 수입된다하니 참고하자.

높낮이 조절 레버
그럼 싯포스트가 위 아래로 움직여서 뭐가 좋길래 이런 제품이 나오게 되었을까?

로드에서 자전거를 탈때는 비교적 평탄하고 요철이 없는 지형에서 자전거를 타므로 다리로 진동을 흡수하거나 안장위에서 무게중심을 이동할 필요가 거의 없다.

그러나 산악지형에서는 나무뿌리, 돌무더기, 계단, 급경사등 다양한 주행환경을 접하게 되고 순간순간 몸의 중심을 전후좌우상하로 이동하는 동작이 필요하다. 이런 행동중에 중심을 뒤로 옮기는 동작을 웨잇백(weight back)이라 하고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무게중심을 움직이는 동작이 필요한데 이때 페달에 최대한의 힘을 싣기 위해 셋팅한 높이의 안장은 이러한 동작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이때 이러한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안장의 높이를 낮추게 되는데 일반적인 싯포스트의 경우에는 자전거에서 내려 싯클램프를 풀고 안장을 내린뒤 싯클램프를 조이고 자전거에 타서 다시 출발 해야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므로 라이딩의 흐름이 깨지게 되어 즐거움이 반감되거나 이러한 방해요소를 제거하지 않고 주행을 함으로 인해 적절한 무게중심 이동이 불가능해 불안한 주행을 할수 밖에 없다.

이러한 방해요소를 간단한 레버조작만으로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나온 제품이 가변 싯포스트이다.

그러나 이런 가변 싯포스트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니 이는 바로 무게이다.

가벼운 일반 싯포스트는 보통 150 ~ 250g 사이의 무게를 갖는데 반해 보통의 가변 싯포스트의 무게는 2배 이상인 500g정도 이다. 이는 가변기능을 위하여 부득이 발생하는 부분이지만 10g을 줄이기 위해 많은 가치를 지불하는 라이더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불합리하다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무게의 증가만을 놓고 논의할 때의 문제이고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가변 싯포스트 사용을 통하여 얻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수확은 안장을 낮춤으로써 라이딩 포지션의 무게중심을 낮출수 있다는 점이다.

싱글 트랙 라이딩시 급경사를 내려가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일반적으로 이러한 환경에서 무게중심을 BB위에 위치시키기 위하여 자전거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뒤쪽으로 엉덩이를 옮기게 되는데 이 경우 싯포스트 및 안장이 몸의 앞쪽에 위치하게 되고 이로 인해 팔을 앞으로 뻗게 된다.

이렇게 팔을 뻗게 될 경우 핸들을 조향하는 범위가 좁아져 안정적인 조향이 힘들어지고 팔을 이용한 앞바퀴의 충격 흡수 또한 힘들어지게 된다.

그러나 안장을 내리게 되면 몸 앞의 방해물이 없어지므로 엉덩이의 위치를 단순이 뒷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뒤-아래쪽으로 이동할 수 있어 보다 자유롭고 낮은 위치에 무게중심을 둘 수 있고 팔도 과도하게 펴지 않아도 되므로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해 진다.

그럼 눈에 안보이는 수확도 있나?

그렇다. 있다. 이 수확은 업힐 할때 발생한다.
엇!!! 무게가 무거워졌는데 어떻게 업힐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지요? 라며 의야해 하는 표정이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아래의 그림을 보며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가 될것이라 믿는다.
페달링시 다리의 움직임
그림에 보면 BB를 중심으로 하는 3개의 원이 그려져 있다.
가장 큰 원은 기본자세에서 안장의 중심에 앉았을 때 BB중심에서 골반의 중심과 같은 거리를 표현한 원이며, 이보다 조금 작은 원은 언덕을 올라갈 경우 무게 중심을 최대한 앞으로 이동시키기 위하여 안장의 코끝에 앉았을 때 BB중심에서 골반의 중심과 같은 거리를 표현한 원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작은 원은 페달링시 페달이 그리는 궤적이다.

그렇다면 각1, 각2라고 적은 꺾인선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미 예상했겠지만 안장의 각 포지션에 앉아서 페달링 할 때 다리의 관절 움직임을 표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페달이 가장 낮은 포지션에 갔을 때 까지 지속적이고 많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각1과 같이 정강이가 거의 직각이 되도록 안장의 위치를 맞추게 된다.

그러나 가파른 업힐을 위하여 안장코 쪽으로 엉덩이의 위치를 옮길 경우 BB중심에서 골반의 중심과의 거리가 그림의 큰 원과 작은원의 차이만큼 발생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각2는 각1만큼 펴지지 못하므로 힘을 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된다.

업힐을 위하여 안장 코 끝으로 옮겨 앉으면 안장이 낮아진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 그림에서 큰원과 작은원의 지름차이는 약 2cm정도이며, 달리 표현하면 안장 높이 2cm정도의 변화가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가변 싯포스트의 셋팅시 이러한 부분까지 감안하여 셋팅을 한다면 다운힐에서 뿐만 아니라 업힐에서도 효과를 느낄 수 있으며 약 250g의 무게 증가가 무색할 정도로 업힐시 힘이 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가변 싯포스트는 올마운틴 자전거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 1년여를 사용해본 결과 올마운틴 자전거 뿐만 아니라 싱글라이딩을 즐기는 XC 라이더에게도 안전을 위하여 또는 보다 즐거운 산악 라이딩을 위하여 굉장히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지금껏 언급한 내용을 요약하여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사용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장점
  1. 작동범위 안에서 안장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2. 안장을 내리면 다운힐 시 용이한 무게중심 이동을 통해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하다.
  3. 안장을 올리면 업힐 시 최대의 힘을 실을 수 있는 위치로 안장을 위치시킬 수 있다.
  4. 차량 트렁크에 자전거를 분리하여 실어야 할때 싯포스트를 분리하지 않아도 된다.
  5. 유압레버를 사용하여 사용감이 부드럽다.
  6. 작동범위 어느곳에나 안장을 위치시킬 수 있다.
단점
  1. 가격이 비싸다.
  2. 무게가 증가한다.
  3. 추가적인 정비요인이 발생한다.
  4. 유압레버를 이용하므로 고장 발생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다.

2012년 2월 23일 목요일

부품 사용기 : 스페셜라이즈드 카본 핸들바 680mm

2010년 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XC 완성차에 기본으로 달려나오는 핸들바의 길이는 일반적으로 580 ~ 620mm 정도가 대부분이었으며, 많은 사용자들이 필요에 따라 짧게는 540mm 까지 컷팅을 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11년 Scott 이나 Specialized와 같은 브랜드의 XC 카테고리 신차 핸들바의 경우 650 ~ 680mm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출시되고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처음 Scott Scale 완차에 달려있던 알루미늄 600mm 핸들바에서 560mm 리치 카본 핸들바, 580mm 알루미늄 핸들바를 거쳐 현재 680mm 스페셜라이즈드 카본 680mm 핸들바를 장착한 상태이다.

600mm에서 560mm로 교체할 때에는 좁은 핸들바가 싱글에서 나무에 걸리지 않고 로드 라이딩 시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을 수 있다는 주변의 권유에 바꾸었다.

그러나...

본인의 체형은 180cm, 77kg, 약간 넓은 어깨, 비교적 큰손에 원핑거 브레이킹을 사용함으로 인하여 다양한 문제를 접하게 된다.

우선 첫번째, 큰손과 원핑거 브레이킹...

580mm핸들바 - 브레이크의 배치등이 답답해 보인다.

브레이크를 장착할 수 있는 가장 안쪽까지 집어넣어 거치를 하여도 그립과 브레이크와의 간격이 약 1cm정도 밖에 되지 않아 원핑거 브레이킹을 하다보면 핸들바의 끝부분이 손바닥 중간에 위치하게 되어 거친 지형 또는 장시간 라이딩 시 손바닥에 통증이 발생하였다.

두번째, 거친 지형에서의 불안감

필자는 로드를 거의 타지 않고 대부분 싱글 트랙을 타는데 핸들이 좁아지니 좌우로의 체중이동이 불리해져 빠르거나 좁은 코너링에서 핸들링이 불안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작은 요철에도 핸들이 휙휙 돌아가서 손에 보다 많은 힘이 들어가다 보니 팔 전체에 긴장이 유지되는 문제가 있었다.

1년여의 사용기간동안 이 두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체형의 특성상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특히 필자의 메인 자전거인 올마운틴 바이크의 경우 745mm핸들바를 가지고 있어 자전거를 바꿔타면 마침 남의 자전거를 탄듯한 느낌이 들어 650 ~ 680mm의 일자 핸들바로 바꾸기로 결심하고 물건을 구하려 하였으나 국내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단품 일자 핸들바는 580 ~ 600mm 정도로 필자가 원하는 길이보다 짧았다. 물론 700mm 이상의 길이를 가지는 다운힐 또는 올마운틴용 700알루미늄 일자바가 수입되고 있으나 무게도 무게지만 백스윕각도가 너무 크고 일부의 경우에는 업스윕도 있어서 원하는 길이로 절단시 길이에 오버되는 각도를 가지게 되어 손목 또는 손바닥에 무리가 오게 되므로 교체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우선 쉽게 구할 수 있는 완차 분리 580mm 알루미늄 일자바를 우선 장착하고 좋은 물건이 나올때 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참고로 필자는 핸들바의 컷팅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XC용 짧은 일자바의 경우 양쪽 10mm정도씩 하여 총20mm절단하는것 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으나, 총 40mm이상을 잘라내는 경우에는 핸들바가 가지는 스윕각도와 손목의 각도가 어긋나게 되어 손목에 무리가 올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원하는 길이의 핸들바를 구입하여 장착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6개월여를 기다리다 최근 동호회의 회원님께서 680mm길이의 일자 핸들바를 가진 2012년형 스패셜 완성차를 구매하셨는데 적응이 안된다며 컷팅을 하신다기에 얼른 업어와서 장착하고 셋팅을 위하여 자전거를 롤러에 거치하고 앉아보았다.

핸들바가 무려 100mm나 길어지다보니 포지션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파지하는 넓이가 넓어지다 보니 상체가 앞으로 더 숙여지고 체중이 앞으로 몰리는 것이 느껴졌으나 좌우 안정감 또한 높아졌다.

기존의 핸들바는 백스윕 6도의 제품이었으나 680mm 핸들바의 경우 백스윕이 더 컸다.
정확히 측정하긴 쉽지 않지만 눈짐작으로만 보아도 각도의 차이가 확연히 보였다.

눈으로 보아도 백스윕의 각도차가 보인다.


680mm

휘어진 각도가 커진만큼 스템에 거치된 각도에 따라 손바닥의 각도와 핸들바의 각도가 일치하게 하는데 보다 섬세한 셋팅이 필요하였다. 이에 대한 셋팅방법은 더 좋은 기회에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그리고 기대했던것과 같이 브레이크 설치에도 여유가 생겼다.

원핑거 셋팅에 확실히 여유가 있어보인다.
그렇게 셋팅을 마치고 평소에 자주 다니는, 그리고 적당한 싱글 업힐과 다운힐, 그리고 계단등의 인공지형을 가진 산악 싱글 코스 지형에서 테스트 라이딩을 진행하였다.

핸들바 교체후 확연히 들어나는 차이점은 첫번째 안정감이다.
기존에 560 ~ 580mm 핸들바로 주행시 자전거가 전체적으로 낭창거리는 느낌이었다면 교체후 좌우 중심이동에 여유가 생긴만큼 좁고 빠른 코너에서도 확실히 증가된 안정감이 느껴졌다.

여기서 잠깐...

중심이동에 여유가 생겼다는것이 무슨 뜻일까?

이해를 돕기 위하여 기다란 봉의 가운데를 들고 하는 서양 서커스의 외줄타기를 생각해보자. 외줄을 타면서 무겁고 긴봉을 들고 하는 이유는 긴봉으로 인하여 흐트러지기 쉬운 몸의 중심을 유지하게되며 이와 같은 원리로 패달링이나 빠른주행으로 인하여 흐트러지기 쉬운 무게중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핸들바가 넓어지면 스텐딩 또한 보다 수월해 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상체가 숙여지면서 낮아진 무게중심으로 인하여 다운힐 시 안정감 역시 높아졌다.

소재의 변화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기존 알루미늄 핸들바와 달리 카본의 탄성으로 인하여 샥이 거의 버텀을 치는 상황이 되었을 때에도 손에 전달되는 충격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는 핸들바의 길이가 늘어난 탓도 일부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었다.
우선 핸들바가 길다보니 좁은 나무사이를 통과하는데에는 부담감이 증가하였다.
특히 손가락 부분이 걸릴까봐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리고, 상체가 숙여지다 보니 무게중심의 이동이 많은 싱글 트랙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었으나 자세가 고정되는 로드이동에서는 손목에 무게가 좀더 실리게 되어 장시간 라이딩 시에는 통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핸들바 교체이후 보다 만족스러운 라이딩이 가능했다.
특히 향상된 안정감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만일 안정된 싱글라이딩을 원한다면 샥의 트러블을 늘리는 것도, 29인치로 가는 것도, XC 풀샥으로 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핸들바를 바꾸는 것 만으로도 저렴한 비용으로 충분히 향상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언급한 짧은 핸들바와 긴 핸들바 각각의 장단점을 정리하고 마무리 하겠다.

짧은 핸들바

 1. 장점
  • 전체적인 자전거 무게 감량에 도움이 된다(양끝단 10~20mm를 절단하면 10여 그램의 감량효과가 있다.)
  • 나무가 많은 좁은 싱글트랙에서 핸들이 걸리지 않고 민첩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 긴 핸들바에 비하여 캐리어등에 거치가 용이해 진다.
 2. 단점
  • 손이 크고 한 손가락으로 브레이킹을 하는 사용자의 경우 브레이크 거치공간이 좁아 적절한 홀드 포지션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 스마트폰, GPS, 대구경 라이트 등이 설치시 좁은 공간으로 인한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
  • 요철이 많은 노면의 경우 휠이 받은 충격으로 인해 핸들의 방향을 유지하는데 보다 많은 힘이 필요하다.
  • 체중을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진다.

긴 핸들바

 1. 장점
  • 체중을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져 보다 날카로운 회전이 가능하다.
  • 팔이 넓게 벌어고 상체가 보다 앞으로 숙여지므로 공격적인 라이딩 포지션이 가능하다.
  • 요철이 많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핸들링이 가능하다.
  • 핸들바에 거치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
 2. 단점
  • 전체적인 무게가 증가한다.
  • 나무가 많은 싱글트랙에서 핸들바가 걸려 주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
  • 상체가 숙여진 포지션으로 변하므로 장시간 도로주행시 손목에 무리가 올 수 있다.
  • 집안에 거치시 걸리적 거린다...